
■ 간략한 책 소개
뛰는 것, 땀 나는 것, 소리 지르는 것, 몸을 부대끼는 것 ―
딱 질색이지만 어느 날 축구와 사랑에 빠져 버렸습니다
인생 전반전, 축구를 만나서 말도 안 되게 뒤집혔다!
여기 어느 날 갑자기 축구와 사랑에 빠져 일주일에 여덟 번 공을 차게 된 여자가 있다. 뛰는 것, 땀나는 것, 몸을 부대끼며 힘을 겨루는 것 등, 그라운드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다 싫어했던 이지은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이제 저자는 발바닥이 아플 때까지 뜀박질하고, 땀으로 샤워를 하고, 있는 힘껏 필드 위를 달리는 팀원들과 함께 운동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다.
직장에서는 베테랑 출판편집자지만 운동장에서는 왕초보 신입. 10여 년 만에 진입한 신입의 세계에서 안 그래도 ‘가난한 체력’의 소유자였던 저자는 축구공을 상태로 고군분투한다. “치료사님 축구 잘하세요?”라는 질문으로 담당 물리치료사를 사색이 되게 하고, 열정만으로 동네 조기축구회 모임에 불쑥 나가 홀로 아저씨들 사이에서 공을 차기도 하면서. 다정한 동료들의 응원으로 용기를 얻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하면서 말이다.
저자는 “미워하고 원망할 때가 더 많은” 애증 가득한 운동이라고 하지만,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축구와 팀에 대한 치열한 애정이 가득 묻어난다. 넘어지고 달리며 쌓아 올린 수많은 축구인과의 특별한 우정, 악으로 깡으로 그라운드를 샅샅이 누비던 ‘황홀한’ 기록에 어느덧 가슴이 뭉클해지고, 때로는 웃음 터지기도 한다.
■ 출판사 서평
볼 컨트롤이나 슈팅 능력은 몰라도 오기와 들이대기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
그라운드에서 발견한 또 다른 나
여기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워라밸’보다 ‘축라밸’ 따지는 사람이 있다. ‘축구에 진심’으로 축구하기 위해 다른 운동을 시작하고, 인맥을 타고 운동 만능 지인을 빌려 와 축구 선생님으로 삼는 사람. 일주일에 여덟 번이나 공을 차다 물리치료를 받게 되어도 물리치료사 선생님께 축구 잘하냐고 묻는 사람. 일주일에 여덟 번(출간 시점인 지금은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는다는 저자의 첨언이 있다) 운동장에 나가 공을 차는 사람. 바로 이지은 작가다.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편집자의 마음』을 집필한 작가이자 출판편집자인 그녀가 세 번째 책을 출간했다. 그녀가 직접 운동장에서 발로 뛰고 몸으로 부대끼며 써 내려간 기록이다. 직장에서는 베테랑이지만 필드 위에서는 그야말로 ‘쌩’ 신입. 본래 욕심이 없고 경쟁이 버거워 술자리 게임도 마다하고, 보드게임을 할라치면 가슴이 쿵쾅댄다는 저자는 별안간 축구와 사랑에 빠져 점심시간에 리프팅 연습을 하다가 직장 동료들에게 발각되기도 하고, 담당 저자에게 골 넣는 영상까지 보여 주면서 인생에 축구를 들이기 시작한다.
첫 도전은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중학교 졸업 이후로 처음 밟아 보는 운동장에서, 저자는 사회생활에서 곧잘 써먹었던 것들이 죄다 쓸모없어지는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공을 모는 ‘예의 바른’ 태도는 필드 위에서 방해만 되고, 부딪히고 나서 던지는 ‘미안해’라는 사과는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그뿐인가. 어느덧 축구공이 슬 몸에 익어 이내 푹 빠지게 되고 나서도 이 운동, 쉽지 않다.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다가오는 듯 멀어지는 듯, 자괴감에 빠지게도 만들고, 부상을 입히기도 한다. 그야말로 사랑만 할 수는 없는 애증의 운동이다.
하지만 신입의 덕목인 ‘끈질기게 들이대기’가 제대로 먹혔다. 울면서 첫 경기를 출전하고, 어시스트의 어시스트만으로 대만족하기도 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필드의 기록을 생생히 담았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과 진심으로 붙게 된 이야기부터 구력 한 달 차 만에 아저씨들로 가득한 조기축구회 모임에서 뛰게 된 사연까지. 다사다난, 파란만장한 축구 이야기를 담백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저자의 문체로 때로는 웃음을 터뜨리게, 때로는 가슴 벅차도록 펼쳐내 보인다.
공 앞에서 망설이고, 잘하고 싶어서 상처받고, 마침내 사랑하기까지
필드 위에서 넘어지고 부대끼며 개척한 새로운 세계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언젠가 축구왕’ 시리즈로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었다. 시리즈 제목처럼 ‘언젠가 축구왕이 되리라’ 개인으로서의 성장을 기대하고 공을 차기 시작한 저자는 이내 함께 뛰는 사람들과 축구왕‘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축구와 함께 팀 스포츠를 하면서 단단해지는 연대와 연결의 순간들을 기록한다. 팀의 맏언니라는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팀원들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아 도망 다니던 순간도 있지만, 저자는 끝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군분투하며 아마추어 선수로 성장해 나간다. 탄탄한 팀플레이를 해 나갈수록 공을 마주할 용기도 더 커진다. 아직 부족한 실력 아래, 팀워크를 하나하나 쌓으며 스무 살 차이 나는 팀 막내와 어깨를 마주하고, 경기장을 가로지르는 익룡 같은 응원 소리에 화답하기도 하면서. 저자는 어느덧 운동장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함께 소리를 지르고 울고 웃는 여자들을 향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기면 좋지만 지면 또 어때. 우리는 이렇게 즐겁고, 나는 여전히 나를 사랑하는데.”
이 말은 물론 이제 막 공을 사고 운동화를 처음 신은 여성들에게, 그리고 “한 게임 하실래요?”라는 말로 연을 맺고 “다음에 또 경기하시죠”, 라는 기약 없는 마무리 인사로 스쳐 지나간 모든 축구인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축구 초보 탈출기이기도 하면서, 아마추어 선수 성장기이기도 하다. 후반부에 다다라 어느덧 ‘작은 고추’로 성장한 저자는 서툴게 시작하는 누군가의 모습에 응원과 조언 한 줌을 얹어 주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 공을 차며 턱 끝까지 숨이 차오를 때의 그 황홀한 기억들을 담아 두었다. 성별과 나이, 정체성을 떠나, 운동장 안에서 공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향한 무한한 응원과 동지애를 나누는 기쁨을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운동장 안에서 마음껏 자유로워져 볼 것을, 서로를 치하하는 다정한 팀워크를 나눠 볼 것을 권한다.
■ 저자 소개
이지은 축구와 풋살의 차이도 잘 모르던 초보 시절을 지나 지금은 3년 차 풋살인으로 거듭났다. 남과 싸우느니 얼른 상대가 탐하는 자리를 넘겨 버리고, 다투어 이기느니 처음부터 져 주는 게 편했던 사람이 팀을 만나 공을 차며 점차 단단해지는 과정을 겪는다. 소심한 개인이던 그는 이윽고 호기로운 풋살 팀 (아마추어) 선수가 되었고, 지금은 ‘작은 고추’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출판편집자로 15년간 일했으며 지금도 한 회사에서 여전히 책을 만들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편집자의 마음』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축구하며 쌓아 올린 이 황홀한 기억들에 대하여
1 | 미안해할 시간에 한 발 더 뛸 것
새로운 세계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 · 함께해서 견뎌 낸 시간들 · 울면서 출전한 나의 첫 경기 · “처음 뵙겠습니다, 저 축구 좀 가르쳐 주세요!” · 승리와 패배의 스펙트럼 · 조금씩 구멍을 메우는 시간 · MBTI 상극인 후배와 축구하다 생긴 일 · 체중계 앞자리 4인 여자가 ‘벌크업’ 하려는 이유
2 | 팀과 사람과 사랑
나보다 더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 · 팀플레이의 진짜 의미 · 2002년 월드컵도 마다한 축구인의 월드컵 관전기 · 운동장을 돌려줘 · 15년 차 베테랑이 다시 도달한 신입의 세계 · 1만 시간의 드리블보다 더 필요한 한 가지 · 나이 육십 먹어도 축구 하는 여자 · 인생에도 백패스가 필요해 · ‘그냥 지고 말지’ 라는 생각이 가져온 후폭풍
3 | 공과 삶의 균형을 찾아서
축구를 위해 수영을 시작하다 · 골 못 넣는데 공격수를 세우는 이유 · 외간 남녀가 축구하다 보면 생기는 일 · 조기축구회 아저씨들과의 날카로운 추억 · 무산된 첫 풋살 대회 · 원 팀’의 정의를 직관하다 · 지속 가능한 운동 생활 · 고개를 들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4 | 그라운드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나
사주에 적힌 대로 사는 법 · ‘축린이’라 부르지 말아요 · 남자들은 ‘축구하는 여자’에게 늘 같은 질문을 한다 · 낯선 이들에게서 나의 모습이 보일 때 · 축구왕들이여, 우리는 필드에서 만납시다 · 라인을 넘어선 여자들 · 쉬는 시간은 버리는 시간이 아니다 · 문제는 나이가 아니구나
에필로그 필드 위에서라면 몇 번을 넘어져도 괜찮으니까